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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생활/훈민정음

상세불명의 자궁외임신/상세불명의 평활근종/복강경 수술후기

by 몽끼스팬너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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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7-20231219

 

상세불명의 자궁외임신과

상세불명의 평활근종으로

응급 복강경 수술한 후기

 

 

한동안 어안이 벙벙쓰했지만

이제 좀 회복하고 주절주절 남겨보는

꽤 진지한 기록 

레츠코

 

 

토요일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잘 먹고 잘 쉬었고

길이뽀이는 남은 잔업이있어 밤샘작업을 한다길래

혼자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가 am12:00경

 

새벽 4시쯤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는 복통에 

쾌변을 못 해서 그런가싶어

화장실에 배를 부여잡고 앉아있었으나

아프기만하고 별 반응이 없었다

아직 컴퓨타방에서 잔업을 하고있는

길이보이가 보여서

비몽사몽하며 배가 아프다고하고

다시 잠자리에 누웠지만 

갱쌍도말로 우리~우리한 아픔은 계속되었다

 

새벽 6시쯤

복통때문에 계속 얕은 잠을 자고있었는지

길이보이가 옆에 와 눕는게 느껴졌고

아까보다 복통이 더 심해져서

한번 더 화장실에 앉아있었다

예전에도 처음 느껴보는 부위의 복통

(정확하게는 옆구리쪽)으로 병원에 갔더니

신우신염이라는 진단을 받은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생전 처음 느껴보는 부위의 복통(?)으로

혹시 또 신우신염인가 했지만

복통의 부위와 느낌이 달랐다

 

이건 뭔가 심상치않다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판단에

 급하게 병원을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재수도없지

오늘은 일요일이였다

 

잠시 평정심을 찾고

복통의 근본적인 부위에 집중을 해봤다

생리통이라긴 애매하고 복통이라긴 더 애매해서

일요일 진료 가능한 근처 산부인과를 찾아봤더니

2군데 정도가 나오더라 

근데 그 와중에 나태지옥행 확정인

이 미친인간(=나)은

아직 잠도 덜 깼고 오늘은 최강한파에 휴일이라

귀찮은 마음에 하루만 더 참고 월요일에 병원을 가자-

라고 결론내리고 다시 잠자리에 누웠다

-눕자마자 일어났다

너무 아파서 잠들 수가 없었다

(잠들었으면 그대로 유언 한마디 못 남기고

나태지옥행이였는데

조상님이 하도 한심해서

배를 걷어 차 주신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

 

그 와중에 아픈 배를 부여잡고 밍기적거리면서

계속 병원에 갈까,, 귀찮다,,만 반복하다가

병원 오픈 시간인 아침9시에 임박해서야

길이보이를 깨웠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할것 같다고,,

길이보이는 밤새 일하다 좀 전에

막 잠에 듦에도 불구하고

군말없어 벌떡 일어나 옷을 챙겨입었다

쪼ㅏ식- 이건 쫌 감동이였다

미안해서 괜히 혼자 금방 다녀오겠다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했다

(혼자갔으면 진짜 큰일날뻔했음)

(금방 다녀오지도 못했음)

 


 

am 9:00경 병원에 도착했다

일요일에도 진료가능 한 꽤 큰 병원 

포유문산부인과

 

포유문산부인과 : 네이버 통합검색

'포유문산부인과'의 네이버 통합검색 결과입니다.

search.naver.com

 

둘 다 일어나서 씻지도않고 

모자 푹 눌러쓰고 마스크끼고 패딩으로 무장하고 

9시 정각쯤에 도착했는데

이미 대기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진료를 봤는데

그날 진료보시는 의사선생님이

배우 최민식님을 닮아

아픈 와중에도 엇,,? 민식이형,,?!

 괜히 내적 친밀감을 느꼈다

 

초음파진료부터 봤는데

진짜 너무 아파서 계속 소리만 지르다가

피검사 해봐야된다고 하셔서 채혈 ㄱㄱ

와중에 길이보이랑 나랑 입원에 대비해

코로나 검사도 받았다

(덕분에 삼성병원에선 바로 입원할 수 있었다)

뭔가 최민식님이 심각하게 피검사하고 오래서

긴장max

걍 별 일 아니겠지했는데

별 일이 아닌게 아닌 것 같은 예감이 

요때부터 슬슬 들기시작했다

 

또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검사지를 손에 든 꽤 심각한 표정의

최민식 선생님과 대면했다

최민식 선생님이 피검사 수치상 임신이라고 하셨다 

떼용?? 임신이요??

 

아니 진심 머리에 백만가지 생각이 다 스침

 길이보이랑 막연하게 2세 계획을 세우긴했는데 

진~~~짜 막연했기 때문에 

그동안 내가 임신일꺼라는 생각은 1도 못했다

 

그냥 요즘 부쩍 입맛이 뭔가 있는듯 없는듯 하고

잠이 어찌나 쏟아지던지 HP가 걍 바닥이였긴 했는데 

원래 저질체력이기도하고

걍 노잼시기인줄 알았죠 뭐,,

안 그래도 회사분들이

요새 내가 먹는게 평소 같지않다고

임신테스트기 해보라고하셨을때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그렇게 쳤는데,,

 

 

아무튼 수치상 임신은 임신인데 

극초라서 초음파로 보이지는 않고

통증으로 보아 자궁외임신에의한 유산으로

나팔관이 터져서 출혈이 일어난 것 같다고 하셨다

???????

솔직히 지금 내 몸 아픈게 먼저였기 때문에

유산이라는 소리를 들었을땐

있는지도 몰랐던게 없어졌다니까 띠용?정도였는데

나팔관 파열으로 나팔관절제술(?)을 해야한다는

소리를 들었을땐 조큼 눈물이 나왔다

그냥 뭔가 내 몸의 일부를 떼내야한다니 슬펐음 뉴,뉴

 

진료실 앞에서 잠깐 대기하고 있는데

바로 다음으로 진료보신분이

예정에도 없던 임신을 하셨는지

임신소식에 절망하며 나오셨다

둘 다 각자 다른 충격으로 멍 때리고 앉아있는데

잠시 운명이란 무엇인가 철학적 고찰을 해보았다

 

아무튼

그렇게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입원을 하게됨

아니 챙겨야할게 너무 많고

집에 뭔가 처리 못 한 일이 태산인데 

그냥 다 집어치우고 집에 가고싶었다,, 하🤦‍♀️

거기다 어차피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당장 수술도 못하고

내일 오전 중에서야 들어간다는데,, 하22 🤦‍♀️

진짜 아픔+서러움 폭발

 

일단 각자 회사에 연락 돌리고

길이보이는 부랴부랴 입원용 짐을 챙기러 집에가고

(이때 길이보이도 정류장에서 사수랑 통화하다가

발리에서 생긴일 조인성처럼 울었다고했다ㅋㅋㅋㅋ)

홀로 남은 나는 점점 극심해지는 고통에

이대로는 내일 오전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

 

그러자 포유문쪽에서 돌아온 길이보이에게

일요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차라리 큰 병원 응급실에 지금 빨리 가보는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다

감사하게도 병원 측에서

미리 응급실 여기저기 전화해보셨는데 

 아무래도 일요일이다보니 다 받아줄 수 없다고 하셨다지만

이대로두면 안 될 것 같으니 일단 가보라고하셨다

 

그래서 다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병원에서 제일 가까운

삼성병원 응급실에 갔다

진짜 너무 힘들어서 눙물남,, 하

 

 

 

 


 

 

pm 1:00경 삼성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삼성병원 : 네이버 통합검색

'삼성병원'의 네이버 통합검색 결과입니다.

search.naver.com

 

도착해서도 이어지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

통증부위가 위아래로 점점 커지는 기분이였는데

포유문에서도 그렇고 삼성병원에서도 그렇고 

소변검사하는게 그렇게 힘들었다

화장실에선 특히 고통스러웠그등요,,

 

중간중간 휠체어타고 초음파 검사받고

난중에는 통증이 심해져서

침대에 누운채로 CT(?)촬영도했다

 

어느덧 누워기다린지 8시간쯤

진통제라도 놔주셨음 좋겠는데 

임신때문인지 약도 함부러 안주셨다

나는 누워서라도 짬짬이 기절하듯이 잤는데

길이뽀이는 어제 밤까지 샜는데

옆에 앉아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기다리는거 보니까 

불쌍하고 미안해서 눈물이났다

 

pm8~9시경엔 통증부위가 점점 넓어져서

진짜 똑바로 누워있는것도 고통스러웠는데

그러다 진짜 리.얼.로 숨이 안쉬어졌다

나도 꿈인가싶을 정도로 순간 숨이 안쉬어져서

꺾꺽거리면서 발버둥을쳤고

병원에서도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선생님 찾아서 바로 응급수술에 들어가자고하셨다

 

진짜 불행 중 다행이였던 건 

우리 둘 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병원에 와서

아직 한끼도 못 먹은거

어제 저녁 자기전에 마신 물이 다였기 때문에

금식시간 그냥 쌉 통과함,,

 

그렇게 am12:00경 드디어

응급으로 복강경 수술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대형병원은 처음가본 나=촌년,,

다른병원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삼성병원은 검사할때나 수술실갈때 병실갈때 등등

내 침대만 이동시켜주시는분이 따로 있었는데

뭔가 되게 편하고 든든하고 감사했음,,

그리고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수술실로 옮겨주실때 나는 침대에 누워있고

막 급한 걸음으로 침대 끌어주시는데

뭔가 다른 사람들보기에 민망했,,

열심히 휙휙 움직이는 병원 천장만 쳐다보았다고한다

 

인생에서 뭔가 이렇게 큰 수술(?)을 한 적이 없어서

너무 아픈 와중에도 너무 무서워서 또 눈물남,,

그냥 아파도 집에가고싶다고 엉엉 울고

길이보이도 울고

걍 오늘 하루가 겁~~~~~~~~~나 긴 느낌,,

아직 일요일이라니

아침에 집에서 나설때만해도 내가

밤새 병원에 누워있을거라는 생각을 1도 못했는데 말이죠

 


 

수술이 끝나고

비몽사몽해서 병실에 누웠을 땐 

다음날 am 1:00경이였다

 

간호선생님이 수면가스(?)때문에 

이대로 잠들면 폐가 쪼그라들 수 있다고

 4시까지 잠들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마취도 제대로 안풀린데다가

지금은 새벽이였고 어제 새벽부터 잠을 설쳐서

진짜 잠이 미친듯이 쏟아졌다

그런데..!

나보다 더 잠을 못 잔 길이보이가..!

그 말재주 없는 길이보이가..!

새벽 4시까지 

내가 잠들면 혹시 잘못될까싶어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건 내 평생 눈물버튼임

그래도 수술하고 나오니까 복통도 사라졌고 

(수술로 인한 다른 복통이 있었지만)

그제서야 진짜 살 것 같더라,,

꿀잠잤음

 


 

다음날 새벽

아니,, 그날 이른 아침

선생님들이 깨우는 소리에 

비몽사몽 정신을 차려보니

의사선생님이 말끔한 모습으로 괜찮냐고 물으셨다

아니,, 선생님??

과 몇시간전에 저랑 수술실에 계시지않으셨나요,,?

새삼 의사선생님들은 잠을 주무시지 않는걸까 걱정함

 

수술경과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시는데 

진짜 다행인건

막상 복강경수술에 들어가니

나팔관은 멀쩡했고

임신과 전혀 상관없는 부위에

근종이 하나 있었는데 

하필 거기에 수정란이 착상해서

근종이 터진 것 같다고하셨다

 

나도 나이도 있고

결혼 전에 미리미리 부인과 검사를 풀로 받았었는데 

그때 근종이 있는데 임신과는 전혀 관계없는 위치고

크기도 작아서 아무 문제없다는 진단을 받았던게 기억났다

하필 그 문제없던 근종에 사랑이 불시착을했다니

의사선생님도 특이 케이스라고하셨고

그래서 내 병명도

상세불명의 자궁외임신이 돼버렸다

 

 

그래도 경과는 생각보다 좋아서

소변줄도 안썼다 

통증은 있었지만

새벽에 별 생각없이 화장실 잘 다녀왔는데

화장실 잘 다녀왔다니까

소변줄은 필요없겠다고 하심

(다른건 몰라도 생리대 필수임 수술 후 출혈이 꽤 심했다)

(아 씻기힘드니까 마스크+모자 필수)

난중에 찾아보니

소변줄이 진짜 아프다던데 

역시 난 럭키

(수술한거보다 소변줄 안 찬거에 행복을 느끼는 세상단순함)

 

아무튼 그 새벽에 

긴급히 응급수술해주신

삼성병원 산부인과 최혜령선생님

정말 감사하고요,,ㅠㅠ 진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진짜 멋있고 대단하시고 걍 다하심ㅠㅠ

그리고 간호사쌤들도

다들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촌놈들은 그저

와,, 서울 대형병원은 원래 이런 곳인가,,하며

세심함에 무한감동받고 옴

(응급실에서 나 조롱하던 간호사 한분빼고

그건 아직도 기분나쁨 쒸익쒸익-

하지만 응급실선생님들의 노고가 많으니

이해하기로 함)

 

 

+자궁외임신 임신바우처발급

찾아보니 자궁외임신도 

임신바우처 발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삼성병원은 대형병원이라 

워낙 많은 과에 다양한 질병과 사람들이 있다보니 

내가 정확하게 요구하지 않으면 잘 모르신다

그래서 바우처를 받는데 필요한 서류를 

나는 발급 받지 못 해서 신청하지 않았다

뭐 바우처는 다음기회에 기쁜 마음으로 쓰기로 했다

 

++병원비

수술비만 약 180만원가량 나왔고

(2인실로 2박3일 입원비도 포함된 금액인것 같음)

진료비는 짜짤짜잘하게 +알파로 나왔다

대학병원말고 일반 산부인과랑 비교했을 때

크게 가격차이 안났던 것 같다

길이뽀이말로는 다만 일반 산부인과였음

같은가격에

2인실이 아니라 1인실로

입원 가능했을 것 같다고했다

자궁외임신은 실비보험이 안된다는 말도 있던데

나는 이것저것 보험을 미리미리 들어놓은게 있어서

진단비+입원비 등등으로 다 돌려받았다

담당 설계사님께도 무한감사

 

 

입원기와 외래진료기까지 다 한방에 쓰고싶었지만

투 머취한 내 주저리에

내가 질려서 그건 다음주 병실일상으로ㄱㄱ

정말 길고 긴 하루였다 

끝-

 

https://redape.tistory.com/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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